제7과
창조주 하느님
| 학습 목표 |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과 인간의 창조주이심을 알고 믿는다. |
| 인간은 세상의 관리자이며, 하느님의 창조 사업의 협력자임을 깨닫는다. | |
|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거슬렀어도 하느님께서 구원을 약속하셨음을 안다. | |
| '진화론'의 올바른 의미를 이해한다. |
"눈부신 태양이 동녘에서 떠오른다." 하고 흔히들 말합니다. 우리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태양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 말을 엉터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시적 표현'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지 창조를 마치 곁에서 지켜본 것처럼 기록하는 있는 구약 성경 창세기도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창세기는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가르치거나 과학적 지식을 가르치는 교과서가 아니라, '신앙의 진리'를 가르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들어 봅시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 ⋯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만드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그날에 쉬셨기 때문이다.(창세 1,1―2,3)
풀어 봅시다
유일하시고 전능하시며 사랑이 넘치시는 하느님
우리는 우주 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유일하시고 전능하시며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아버지이심을 믿고 고백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오직 한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께서 유일하신 분이심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4-5)
또한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십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므로 그분께서는 하늘과 땅에서 전능을 펼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분께는 불가능한 것이 없고, 그분께서 만드신 것은 그분의 처분에 맡겨져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온 우주와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전능을 무한한 사랑과 자비로 보여 주시는 아버지이십니다.
세상과 인류의 기원에 관하여
구약 성경 창세기에는 태초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태초의 이야기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적, 종교적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기들과 하느님의 관계가 온 인류와 하느님의 관계를 반영하고 있으며, 조상 대대로 전해 오던 태초의 이야기는 단순히 민족의 기원을 설명하는 설화나 전설이 아니라 세상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해답을 주는 진리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창세기에는 천지 창조에 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 창조 이야기는 세상과 인간의 창조가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기록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에 대한 신앙의 진리를 가르치려는 기록입니다. 창세기에는 이 두 가지 이야기가 함께 수록되어 위와 같은 신앙의 진리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우주 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
창세기의 첫 번째 창조 이야기의 핵심은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과 인간을 지어 내신 유일하신 창조주이시라는 믿음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사랑으로 만물의 질서를 세우셨고(지혜 11,20 참조), 그 질서를 바탕으로 온갖 천체와 동식물을 제자리에 채우심으로써 조화를 이루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피조물 가운데 가장 으뜸인 인간이 장차 살아갈 삶의 터전을 마련하신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주 만물 가운데 인간만이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존재이며, 세상의 관리자로서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협조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창조하신 모든 것을 보시고 "참 좋았다." 하고 말씀하심으로써 당신 사랑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선한 것'이고, 당신 사랑으로 만드시는 것은 모두 '좋은 것'이라는 하느님 사랑의 진리를 가르치셨습니다.
창조주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인간의 행복
창세기의 두 번째 창조 이야기는 설화적인 서술 방법을 사용하여, 하느님께서 인간을,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창세 2,7) 창조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 창조에 쓰인 재료나 방법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원은 하느님께 있고, 인간은 본질적으로 다시 흙으로 돌아갈 유한한 존재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거룩한 숨결로 생명을 부여받은 고귀한 존재임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은 전적으로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며, 인간 생명의 주권은 하느님께만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덴 동산 이야기는 하느님과 사람의 친근감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사람은 그곳에서 "일구고 돌보며"(창세 2,15) 사는데, 그 노동은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남자와 완전히 동등한 존재로서 삶의 동반자가 될 여자를 만드시고 서로 짝을 이루게 하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생명과 사랑을 베풀어 주신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창조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 때 참된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스른 인간
에덴 동산의 이야기에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열매는 다 따 먹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창세 2,17) 하고 명령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이 금지 명령은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느님의 보살핌 안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자유 영역을 보장하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헛된 욕망과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교만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명령을 어김으로써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깨뜨리고, 무질서와 혼란, 온갖 불행과 고통스러운 죽음을 스스로 불러들였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들이 하느님과 맺은 올바른 관계를 단절하고 하느님의 뜻을 거스름으로써, 하느님께 받았던 복을 저주로 만들어 버린 근원적인 잘못을 우리는 '원죄'(原罪)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을 떠난 인간의 처지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올바른 인간의 길을 알 수 있는 이성적인 판단력, 양심에 따라 선과 악을 분별하여 행동할 수 있는 의지력, 그리고 당신의 뜻을 따르거나 거부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까지도 부여하셨습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어떤 길이 생명의 길이고 어떤 길이 멸망의 길인지를 제시해 주셨고, 그 결과까지도 가르쳐 주셨습니다. 궁극적인 선택은 인간에게 달려 있고, 인간은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범죄한 인간은 정의로우신 하느님의 심판을 자초하여 생명과 사랑이신 하느님과 결별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과 함께 살던 시절의 기쁨과 평화 대신에 힘들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을 떠난 인간의 비참한 삶의 현실입니다.
하느님의 구원 약속
창세기에 나오는 인간의 범죄 이야기는 우리에게 암담한 좌절감을 안겨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뱀과 여자가 원수 사이가 되고 서로 투쟁하게 되겠지만, 결국 여자의 후손이 승리하리라.'(창세 3,15 참조) 하는 말씀으로 인간에게 구원에 대한 약속과 희망을 주셨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원복음'(原福音)이라고 말합니다.
이 약속과 희망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침내 성취하셨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로마 5,19-20) 하고 말하였습니다.
세상과 인간 구원의 역사
하느님께서는 친히 약속하신 대로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우리 역사 안에 들어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선택하시어 그와 그 후손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그들을 모세를 통하여 구원하시고, 그들과 계약을 맺으시고 당신의 율법을 내리셨습니다.(탈출 19―20장 참조) 그리고 당신 아드님을 통하여 이루실 구원을 받아들이도록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들을 준비시키셨습니다.
마침내 때가 이르자, 당신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이 세상에 보내시어 인류 구원 계획을 성취하셨습니다.(히브 1,1-2 참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당신 목숨을 바치시어 인간을 죄악에서 건져 내시고(마르 10,45 참조)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회복시키는 은총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인간 구원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내신 당신 사랑의 역사입니다.
정리해 봅시다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유일하시고 전능하시며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아버지이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된 만물은 모두 선하며, 그 가운데에서도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닮고 하느님의 숨결을 받은 가장 고귀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헛된 욕망과 교만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고 하느님의 곁을 떠남으로써 비참한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구원을 약속하심으로써 희망을 갖게 하셨습니다.
다짐합시다
우리가 하느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입니다.(요한 15,16 참조) 이 부름에 응답하는 길은 사랑뿐입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을 사랑하며, 삶의 터전을 이루어 주는 자연을 사랑하도록 합시다.
알아 둡시다
진화론
진화론은 만물이 진화의 산물임을 주장합니다. 인간 역시 오랜 세월에 걸쳐 하등 동물에서 진화, 발전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모든 진화론자가 진화의 과정에 있을 수 있는 하느님의 개입을 부정하거나 생명을 주시는 분으로서 하느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천주교는 하느님께서 인간과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기본 사실을 인정하는 한, 창조 이후의 인간과 사물에 대한 진화와 발전에 관련된 이론들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일부 극단적인 진화론자들은 인간 정신이라는 것도 물질의 합성으로 저절로 생겨난 것이지, 결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을 '무신론적 진화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창세기 1―3장에 나오는 천지 창조 이야기를 글자 그대로 믿으면서 세상은 성경에 나와 있는 순서대로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형태의 진화론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근본주의적 창조론'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교회는 이 두 극단적인 입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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